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A-1. 도망자 디스트럭션

DATE : 2016-10-02 03:01:10
" 내가 어쩌다가. "

골목길을 쿨럭아며, 곱게자란 느낌의 한 청년이 벽에 등을 대고 기대어있었다. 늘 정갈했던 머리는 흐트러지고 침착하게 정리되어있던 옷은 정리할 생각도 없어보였다. 그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. 어쩌다가- 이렇게 되었더라?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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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 저리 가! "

눈앞의 그녀가 외쳤다. 그녀의 시선이 떨려오는게 느껴졌다. 저런, 저런. 두렵구나. 부드럽게 웃으며 다가가 배에 칼을 찔러넣었다. 아름다운 녹색 두 눈이- 공포로 물들어 축소되었다. 그는 미친듯이 웃으며 그녀를 던지고 그녀의 배를 깊게 쑤셨다. 벌어진 배 안에서, 심장을 꺼내어 보여주머- 웃어보이기도 했었다.

" 고통스러워하라고! 정신차려!!! "

그녀가 정신을 놓고 웃던 때엔, 자신의 즐거움을 위하여 그녀가 다시 고통스러워하길 바랬었다. 아- 그 녀석은 지금쯤 하늘나라에 있을까? 그 어릴적의 모습으로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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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 흐흣....크흐흐흐흨...키힛 "

타올라 소멸해버린 지하벙커에서- 회색 머리 소년은 미친듯이 웃었다. 그의 눈앞엔 검게 타다못해 아얘 새하얗게 연소해버린- 여기저기 녹아내린 형체를 알아보기 힘든 시체거 보였다.

" 그러게, 내건 건드리지 말랬잖아. 다 뒈진다고. 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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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 ....언제부터, 알았어? "

처음으로 [사랑]이란걸 해보았던- 질투라는걸 알게 했던, 아련한 주홍빛 머릿결이 바람에 휘날렸다. 청록빛의 두 눈동자는, 그의 말에 굳어 떨려오고있었다. 왜죠?라고 묻던 그녀에게- 진실을 말하고- 그는 그녀에게 마지막으로, 그냥 모두 잊고 그의 곁에 있어달라고 말했다. 그러나 그녀는... 그녀는...

" 아하하하하하!!! 훌륭해!!!! "

청년은 미친듯이 웃으며, 자신의 발목을 잡은 얼음을 내려다보았다. 그의 눈앞에서- 주홍빛 머리의 여자는 도망친다. 멀리- 또 멀리. 뒤늦게 쫒아가본 그곳은... 텅 비어있었다. 그리고 그녀석은.... 살아있었지. 아하하. 살아있었다고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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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 보아하니, 여우가 잘 도망간 모양이구만? 네녀석, 엿된거같네. "
" 난 늘 완벽해. 엿이 될 일이 없어. "

한 여인이 가증스럽다는 눈빛을 하고 남자를 바라본다. 남성은 실핏줄이 잔뜩 돋아난 팔을 들어- 점점 맑아지는 정신의 도움으로 그녀를 몰아붙였다. 여인은 뒷걸음질치다가- 기계의 틈으로 빨려들어가- 산산조각났다. 붉은 피와 살점들이 그녀의 존재를 말하고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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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 ....네가 왜... "

그와 닮은, 범생이같아보이는 남자가 자리에 쓰러져 쿨럭인다. 그 앞의- 회색머리 남자는 웃으며 장갑을 낀 채로 그의 손을 들어 검은 남자의 머리에 겨누었다.

" 형이 있으면, 나는 더 올라가질 못해. 왜 돌아왔어 그러게. 왜 나보다 뛰어나고 그래. 엄마의 사랑은 내 거야. 여우의 사랑도 내 꺼야. "
" 정신차리거라, 디럭스. 넌 착한 동생이잖아? 디럭스, 형을 오해했다. 나는 전혀 그럴 마음이.. "

회색머리의 동생이, 검은머리의 형의 배를 강하게 찼다. 검은머리가 쿨럭이며 벽에 쓰러지자- 회색머리는 부드럽게 웃으며- 방아쇠를 당겼다.

" 미안, 형. 형이 그렇지 않아도 엄마가 형을 더 좋아해. "

탕- 하는 한발의 총성이 인적드믄 숲속에 울려퍼졌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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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 아직도, 모르겠어? ]

익숙한 목소리가- 귓가에 들려왔다. 디스트럭션은 고개를 돌려 목소리의 주인을 찾ㅇ....

" ...네녀석이, 어째서!!! "

마지막까지 속아가며 천진난만히 웃던- 작은 소녀. 주홍빛 머리결의- 첫사랑 그녀를 닮은- 좀더 어린 그- 여자는- 분명히, 그가 죽였다.

[ 네가, 우리를 모두 죽였잖아? 대가를 치르는것뿐이야. ]

나의 첫사랑 그녀는 어디에 있을까. 조그만 소녀의 환영을 잊으려 하며- 도망치기전 경찰들 옆에 서있던 여인을 떠올린다. 아아- 죽였어야했는데. 사랑이란것에 눈이 멀었어. 어리석었어.

[ 아직도 그렇게 생각하는거야? 사랑은 어리석지 않아. 네 행동이 어리석었던거야. ]
" 닥쳐, 네가 뭘 안다고 지껄여 "

디스트럭션은 고개를 들고 환영을 향하여 주먹을 날렸지만 그대로 통과해 건너편 골목에 부딛혔다. 총알을 맞은 어깨가 욱신거려왔다. 그대로 주욱 쓰러진 남자를- 소녀의 영혼은 꼴좋다는듯 바라보더니 사라댜버렸다.

[ 정신 차리세요. 죄값은 치러야하는거에요. ]
" 넌... 넌 또 왜 나타나!!! "

바로 나타난 여인의 환영에- 남자는 미친듯이 절규하며 달려든다. 여인의 환영은 그대로 뒤로 물러난 후 침착하게 속삭였다.

[ 이제 그만 도망쳐요. 당신의 가식은 끝이고- 당신의 부귀도 끝. 당신도 알잖아요, 지금 따라오는 그 아이- 당신이 막을 수 없다는거. ]
" 그 주둥아리 닥쳐. 쫒아와? 쫒아온다고? 아하하- 어디 쫒아오라고 해봐! 어서! "

남자는 미친듯이 웃으며 허공을 향하여 손가락질했다. 저편에서 익숙한 갈색 머리가 보이자- 남자는 그대로 담을 넘어 떨어진다. 바닥에 떨어지며 팔을 쓸려 피가 흘렀다. 환영은 어느새 사라졌다.

" 잡아봐, 그래 어서 나를 잡아봐 "

디스트럭션은 미친듯이, 정말 미친듯이 웃았다. 찢기고 남루한 정장이 바람결에 이리저리 흔들렸다. 그가 쿨럭이며 입에서 피와 함께 깨진 이를 뱉어냈다. 그리고 하늘을 올려다보며 미친듯이 웃어쟈꼈다.

" 이것도 생각보다, 너무... 너무 재미있어. 나 잡아봐라!!! 이 멍청한 세금도둑들아!!!! "

마치- 쫒기는걸 즐기는듯한 남자는- 담들을 넘어 미친듯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. 주변의 수많은 골목을 경찰들이 마구 달려다녔다. 그리고 건물옥상에서- 그것을 지켜보며 남자는 즐거워했다.

" 이런 유희도 나쁘지 않을지도 "

중얼거리며 편의점에서 훔쳐온 초코바를 한입 베어무는 남자. 그의 회색 긴 머리카락이 밤바람에 을씨냔스래 흔들렸다. 이번 즐거움의 끝은- 언제?

B.T After story

Writer : Noxy

Beariceterra Warriors fancafe- My Cha'z after story.